Search results

'딩굴딩굴/감상 또는 감탄'에 해당하는 글들

  1. 2011/02/05  조선명탐정, 각시꽃투구의 비밀
  2. 2010/07/07  같이 보자. 웨스트 윙. (4)
  3. 2010/05/17  포토홀릭's 노트
  4. 2010/05/02  아이언맨2
  5. 2009/07/10  오감도 (2)
  6. 2009/01/20  꽃보다 남자 (2)
  7. 2009/01/18  쌍화점 (2)
  8. 2007/07/13  오토봇들, 미안 (2)
  9. 2007/06/30  트랜스포머 (6)
  10. 2007/06/23  김훈의 문체 (2)
처음에는 김탁환 원작인 걸 모르고 갔다가 보다보니 열녀문의 비밀이라는 거 알았다. 김탁환 소설의 두 주인공들도 상당히 괜찮았는데 굳이 캐릭터를 바꾼 이유를 모르겠다. 화광을 제대로 묘사할만한 배우가 없었나? 너무 노골적으로 게이코드가 드러날 것 같아서 살짝 질렸나?

김명민의 영화연기는 썩 좋아하지 않는다. 연기의 색이 너무 진해서, 여러 사람이 등장하고 편수가 긴 드라마에서는 그의 연기가 구심점이 되서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캐릭터에 빠져들게 만드는 반면 영화에서는 좀 부담스럽다. 열심히 하는 게 눈에 보이는데 그게 너무 보여서 캐릭터는 사라지고 명민좌 혼자 남는다. 김명민연기는 익숙해질만한 시간이 필요한데 익숙해질만하면 영화는 끝이나니까. 각시꽃투구의 비밀에서도 김명민의 연기는 좀 부담스럽다. 능청스럽고 자기애 강하고 싸움도 잘하고 머리도 좋지만 어딘가 모자란듯한 개그 캐릭터인데 몰입이 안된다. 그냥 김명민 용쓴다싶다. 한석규가 했으면 좀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은 느낌. 이층의 악당에서 되게 좋았는데 생각보다 흥행이 안됐다. 안타깝네. 

영화는 나쁘지 않지만 추천할만한 정도는 아니다. 관객들의 호응도 좋은 편인데, 극장을 나오면 내가 어느 부분에서 웃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유치할 정도로 웃음을 강요하는 장면들이 신경을 쿡쿡찌르기도 하고. 물론 가만히 있으면 어색하기만 한 친척들과 연휴에 어떻게든 시간을 때우고 싶어 한바탕 웃고 올 생각이라면 꽤나 괜찮은 영화다. 그러나 8천원이 귀하다싶으면 다가올 추석에 tv에서 해주는걸 봐도 될 듯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우린 동의한 게 하나도 없었소."
"그렇습니다."
"전부 의견이 달랐소."
"이유를 아십니까?"
"난 겁 많고, 약자를 동정하고, 진보주의에 인텔리 그리고 공산당이기 때문이네."
"그리고 저는 권총을 갖고 다니는 개자식 같은 백인 노동자죠."
"맞는 말이요."
"동의하는 것도 있군요."
"선거 자금 개혁에도 동의하죠?"
"네. 각하"
[중략]
"맥스, 내 후보를 지지할거죠?"
"그럼 제게 돌아오는건요?"
"대통령의 진심어린 감사요."
"정답입니다. 각하"

[웨스트 윙. 시즌 1x12 중]



웨스트 윙에 완벽한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그들은 자주 실수하고 그 실수를 먹이로 삼는 적에게 화내고 연애에 서툴고 가정사에 실패했다. 알콜과 마약문제를 겪기도 하고 딸과 부하직원의 데이트를 탐탁찮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신념을 가지고 있고 국가와 국민에 헌신한다. 적들은 밉지만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손을 잡기도 하고 적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하면 (화는 나지만)수용한다. 때론 중상모략같은 야비한 수를 쓰기도 하지만 좋은 정책(혹은 좋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기 위한 방안의 일부다.  도덕적 실책은 정치적 약점이 되고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그 약점을 이용하는데 거리낌은 없지만 그것조차 자신들의 정책을 위해 사용한다. 이 모든 것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나는 정치란 인간이 하는 것이고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에 완벽한 정당도 완벽한 정책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서툴고 부족하고 비도덕적인 인간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발버둥치면서 좋은 동료들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싸우라고 세금내고 투표하는거다. 그것이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민노당이든 다 똑같다. 열심히 싸워달라. 그런데 당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들을 위해서. 얼마 남지않은 머리를 잡아채고 양복단추를 뜯어내면서 감정적으로 싸우는 것도 말리진 않겠다. 그것 역시 당신들이 믿는 바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방안이라면.

웨스트 윙을 보면서 제일 많이 느끼는 감정은 재미있다,다음에 부럽다. 는 거다. 10년도 더 된 미국의 정치 드라마를 보면서 부러워해야 하는게 지금 한국의 평범한 유권자다. 작년에 나온 대표적 정치 연애드라마 시티홀에서 조국이 신미래한테 대충 이런 말을 한다. '지금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수는 297명이고 그 사람들의 꿈은 다 똑같다.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나 또한 그 꿈을 꾸고 있다.' 1999년의 웨스트윙과 2009년 시티홀의 차이는 어느 정도 정치 현실의 차이와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꼭 정치인들만의 탓일까. 나는 미국의 공보국장이 하는 일보다 우리나라 대통령 비서실장이 하는 일을 더 모른다.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조차도 그 아이의 스펙을 위한 엄마들끼리의 싸움일 뿐 아이들은 누구네 엄마가 버거킹 햄버거를 사줬는지 누구네 엄마가 롯데리아 햄버거를 사줬는지 이상의 관심은 없다. 이천하고도 십년이 더 지난 지금 70년대의 흑백논리를 내세우며 좌빨운운하는 건 촌스러운 일이라서 헛웃음이 다 나는 일이지만 헛웃음만 흘리고 쿨한 척 하는 우리는 사실 아직도 노친네들의 손아귀에서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을 뿐이다. 정치인들이 정책에 관심을 가지려면 먼저 우리가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인들의 자신들의 도덕성을 바로 잡으려면 우리가 그들의 도덕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몇번을 말해도 당연한 이 사실을 무시한다며 나는 10년 후에도 웨스트 윙 1시즌을 보면서 부럽다, 는 생각만 하고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같이 보자. 웨스트 윙. 같이 보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더라도 이 드라마는 한 국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봐둬야 할 드라마다.  

포토홀릭S 노트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지은이 박상희 (예담, 2009년)
상세보기

하토카나 필름카메라 동호회. 포클. 로커클럽 등에 가입된 사람. 엄마가 비싼 디카는 쓸데없이 공부 안하고 딴짓만 한다고 안사주고 용돈으로 살 수 있는 5만원짜리 중고디카는 간지 안나 싫은 사람. 자기 마음에 든 사진을 올렸는데 초점이 안맞다는 둥 노출이 이상하다는 둥 딴지거는 사람들 때문에 사진이 싫어지는 사람. 아무리 기변을 해도 원하는 사진을 뽑을수가 없는 사람 등, 사진에 몰리고 사진에 몰리고 사진에 질린 사람들이 한번쯤 스쳐 지나가면서 책장을 넘기다보면 그냥 장농속에 박힌 아무 카메라나 들고 뷰파인더도 보지 않고 찰칵찰칵 사진을 찍고싶게 하는 책이다.

포토홀릭의 노트라지만 사진이 많이 들어있지는 않다. 한번쯤 들어봤고 관심도 가지고 있지만 어떤 건 비싸고, 어떤 건 매니악하고 어떤 건 너무 싼티나서 사서 찍어보진 않은 기종의 토이카메라들의 간략한 정보가 들어있는 정도. 인터넷을 뒤지면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일일이 찾아내기 귀찮은 로모나 홀가에서 부터 내가 만들어볼 수 있는 핀홀카메라. 흑백 필름의 현상과 인화까지 깊이있진 않지만 얕지만도 않은 정보들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차 있다. 뭐라도 화장실에 들고가야겠는데 스토리가 있는 글은 읽기 싫을 때 들고가도 단락단락 짧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괜찮고, 짧은 시간에 대강 카메라만 훑어가기 좋다. 하지만 막상 1300k같은데서 토이 카메라를 사들고 저렴해서 됴쿠나, 하며 밖에 나갔다가는 필름값과 현상값 크리를 맞고 좌절하게 될지도 모르니 조심하자.
─ tag  북클럽
개봉일날 한인씨랑 같이. 재미있냐고 누가 물으면 나는 로다주가 눈만 깜박여도 재미있고, 한숨만 쉬어도 재미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고 답한다. 하지만 로다주도 완소고 미키루크도 (어찌됐든) 완소니까 이 영화에서 뽑을 수 있는게 수트빨 죽이는 땅딸막한 중년의 유딩짓을 귀엽게 봐주는 재미라면, 그 재미만큼은 확실하다.
오감도는 여러모로 기록적이다. 일단 요 근래 본 영화 중 처음으로 뭔가 적고싶어지는 영화다. 상영중 가장 많은 관객이 떠난 영화다. 내가 무릎이 좋지 않아 제일 나중에 나가야 하는 입장이 아니었다면 제일 먼저 떠났을거다. 내가 국제영화제 등을 돌아다니면서 어설프게 철학적이고 야한 숱한 영화들을 봐왔지만 자고 싶어 죽겠는데 잠도 오지 않은 영화도 이게 처음이다. 야해서 잠이 안온거라면 좋겠는데 심지어 야하지조차 않다. 하늘이 말투로, '아~슬프다.'


남의 자식이야 왕따를 당해 자살을 생각할만큼 괴로웠든 아니든 상관없이 제 자식의 이름이 불미스러운 일로 언론을 장식한 일로 화를 내는 부모한테서 나는 사람을 죽일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으니 지니보다 잘났다라고 말하는 자식이 나오고,

얼마전까지 비인간적인 기업을 성토하며 불매운동을 벌이다가 자기 자식에게 기회가 돌아오니 그 자식이 원하든 아니든 성공을 위해 전학을 강요하는 부모밑에서 얼마전까지 지옥을 맛보게했던 원수놈이 전용기태워 이쁜 옷 입히고 여행보내주니 성은에 감격해서 여기가 천국인 것 같다 감격해하는 자식이 나오고,

누나가 사람을 살리는 것보다 신화고에 들어가는 것이 더 자랑스러운 동생이 자라 제 학교 다니는 어린 것이 황제인양 복종을 강요해도 그저 명에 따르겠습니다,는 비굴한 학생이 되는거다.

그리고 과장은 있으되 저게 딱 우리 현실인데도 그저 금잔디의 허영에 자신을 대입하며 입 헤벌리고 꽃돌이들을 감상하는 나같은 인간이 그 모든 현상들을 부추긴다. 나는 지금껏 이렇게 굴욕적인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

미리니름 주의해서..

내가 트랜스포머를 보고 투덜투덜 해대는 걸 보고 지인이 그랬다.

"대체 뭘 기대한거야?"

글쎄...나 대체 뭘 기대한걸까? 그 생각을 하고나니 퍼즐끼워 맞추느라 고생하신 오토봇들에게 미안해졌다. 미안. 변신하는 거 보러가서 변신하는 거 봤으면 그만이었는데 괜히 지롤지롤해서.

블록버스터에는

영화관에서 꼭 봐야 할 것과
영화관이 아니면 보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전자는 반지의 제왕이고, 후자는 트랜스포머다.
남한산성이 출간되고 나서 좋아하는 블로거들의 문장에, 기진맥진한다던가 아득하다던가 하는 단어가 올라오는 걸 보면 묘하게 슬퍼진다.

구체적 단어, 육하에 원칙한 문장으로 그렇게 모호한 글을 써대는 작가는 김훈 하나로 충분하다.
open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