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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에 해당하는 글들

  1. 2010/09/03  엄마 (2)
  2. 2010/09/01  지겨워서 물어버린 타블로 떡밥
  3. 2010/08/30  아, 가을
  4. 2010/08/25  트위터
  5. 2010/07/30  모토로이
  6. 2010/06/29  2010.06.29 (2)
  7. 2010/04/20  우리동네 (1)
  8. 2010/04/19  안녕
  9. 2009/07/23  인터넷티비
  10. 2009/06/10  미안
엄마는 진주에서 소문난 미인이었다. 소심하고 사람 잘 못만나는 성격에 친구가 소개해 준 아빠를 만나 철없을 때 결혼하지만 않았어도 얼굴만 팔아먹고도 살 정도의 이쁜이. 

근데 와사풍이 두 번 왔다. 처음은 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시부모 눈치보여서 완치도 못하고 이만하면 됐다시길래 그냥 살았다. 나 대학 졸업하고 한 번 더 왔는데 이젠 병원에서 완치가 안된단다. 눈 감는 것도 미묘하게 힘들고, 사람들 앞에 웃는 것도 꺼려져 대인기피증이 생겨 집에만 있었다. 그 다음부턴 친구들도 우리집에 부르지 못했다. 

원래 소심한 성격에 우울증까지 왔다. 우울증의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아무리 가족들이 옆에서 사랑한다 말해주고, 재잘거려줘도 우울증은 심해졌다. 우울은 전염된다. 누구도 우울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기운내라, 긴 병에 효자 없다, 사랑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우리가 행복하다, 그 중 어떤 말도 소용없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우울증은 더 심해졌다. 무속신앙을 좋아하는 숙모는 할아버지 귀신이 엄마한테 붙으려고 한다 그랬다. 나는 종교도 귀신도 믿지 않지만 엄마는 믿었다. 살아있을 때도 부려먹기만 하던 영감, 죽어서도 엄마한테 빌어먹으려 하는 거 가만있냐며 엄마가 정신차려서 얼른 내쫓으라 그랬지만 강한 사람에게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 강했던 할아버지가 제일 만만히 보던 엄마는 그냥 계속 무서워하고 어두워만 갔다. 

하루 중 반은 수면제에 취해 자고, 하루 중 여섯시간은 우울증약을 먹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게 버티고, 하루 중 다섯 시간은 슬퍼하다가 한 시간 정도 이모들이랑 통화할 때만 잠시 웃었다. 아마, 웃는 척 하는 것이겠지. 숨이 막혔다. 우린 우리대로 살아야했다. 5년이 넘도록 계속되는 엄마의 우울을 감당하긴 내 자신의 우울과 외로움조차 감당하기 힘든 나약한 인간이었다. 나는 도망쳤다. 도망쳐서 전화로 엄마, 힘내라. 사랑한다. 꼭두각시처럼 그런 말만 했다. 

오늘 동생이 성형외과란 곳에 갔다. 내 동생은 코가 컴플렉스다. 코는 높지만 콧볼이 좁아서 성형에 실패한 것처럼 보였다. 엄마랑 나는 귀족성형한 것 같은 코라고 돈 안들이고 얼마냐 좋냐 말하곤 했지만 필러라도 맞고 싶다고 해서 갔는데 의사가 동생보다 엄마가 문제랬다. 눈근육이 너무 쳐져서 몇 년 안에 눈에 진물이 생기고 눈병이 날 것 같다 했단다. 수술하는데 백만원이 든단다. 듣고 있다가 '엄마, 의사한테 혹시 엄마 와사풍와서 생긴 근육이상 다 고칠 수 있나 물어봐. 내가 돈은 줄게.'했더니 엄마가 웃는다. 웃는 척 하는게 아니라 진짜 웃는 거 같아서 '좋아?'했더니 '나 이뻐진다는데 왜 안좋겠어?'그런다. 왈칵, 눈물이 났다. 

너무 오랫동안 엄마가 우울해서 나는 그 시작이 어디서부터인지도 잊었다. 원래 쾌활한 성격은 아니지만 힘들어도 강단있고 우아했던 엄마는 두번째 풍이 온 뒤에 더 우울했었는데 우린 그걸 계속 마음의 문제로만 몰고갔다. 엄마때문에 답답해, 왜 그렇게 마음이 약해졌는지 모르겠어, 우리도 지쳐. 동생이랑 전화하면 그런 얘기를 하곤 했다. 절대 그러지 않아야지, 하고 살아왔지만 나조차 엄마라는 이름에 가린 여자를 잊고 살았다. 엄마도 여자다. 그 단순한 한 마디를. 

여자다. 그것도 예쁘다는 소리만 듣고 자랐다. 나도 동생도 어디가서 엄마보다 예쁘단 소리를 한번도 못들었다. 나이가 오십이 넘어도 화장기 없는 하얀 피부에 모공자국조차 없는 엄마는 타고난 미인이었다. 딸자식들 앞에서도 옷을 갈아입을 때면 등을 돌리고, 그조차도 여고생 체육복 갈아입을 때 마냥 조심스러워하는 진짜 여자였다. 그랬던 여자가 웃을 때마다 일그러지는 얼굴에 웃는 것도 삼가고, 먹을 때 비뚤어지는 입에 식당가서도 구석자리를 찾고, 다른 사람 앞에서 숫자 9랑 6을 발음하기 싫어 종이에 써서 내는 걸 보면서 왜 우리는 그게 마음의 병이라고만 생각했을까. 왜 양희은은 저렇게 밝게 웃는데 왜 엄마는 못하냐고 다그쳤을까.  

안다. 외모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외모지상주의는 바르지 않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 얼굴을 매일 대하고 사는 사람이 그 외모로 인해 고통받는다면 성형은 그 사람의 인생을 구해줄 수 있다. 시술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엄마의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게 가능하다면 진작 와사풍을 치료해주던 병원에서 시술을 권했겠지. 하지만 하다가 안된다고 하더라도, 단 몇일만이라도 엄마가 원하는 엄마의 얼굴로 돌아올 수 있다면, 아니..그것보다 그게 엄마에게 조금의 희망이라도 줄 수 있다면 해주고싶다.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고싶다. 
엄마 :: 2010/09/03 22:37 주절주절
 
타블로의 학력과 이중국적 문제는 정말 몇달이 지나도 사그러들지 않는 떡밥이다. 

왜 딴따라의 대학에 이렇게 많은 관심이 쏠리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김태희가 그 빼어난 외모는 물론이고 서울대라는 무시할 수 없는 배경 덕분에 그냥 얼굴 예쁘고 연기못하는 여자연예인에서 여신급으로 뜰 수 있었던 것 처럼  타블로에게 있어 학벌은 그냥 평범한 가수의 그것보다는 좀 더 중요한 위치에 있다. 

타블로가 낸 당신의 조각들이라는 영문소설이 그만큼 팔릴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엠씨스퀘어 광고를 찍은 것도 음악성과는 무관해보인다.어쨌든 타블로가 학력과 천재 마케팅으로 꽤 쏠쏠한 돈을 벌어들인 건 사실이고, 사회적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명문대라는 배경을 버리고 힙합을 선택한 용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사회가 세워주는 줄대로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가고, 대학에 맞춰 직장을 선택한 자신의 삶에 비해 확실하지 않은 길을 선택한 타블로의 가수로서의 성공에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꽤 있었을테니까. 

나도 내가 이 떡밥을 물게 될지 몰랐지만 사태가 법적 공방으로 까지 나가게 되니까 지겨워서라도 물게 된다. 타진요가 '타블로가 예전 신정아씨처럼 가짜 학력을 이용해 취업 등 이득을 취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이중국적 논란도 행정절차상 문제에 가까워 위법성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내용[각주:1]에서 보듯이 진실이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도덕성에 대한 비판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법정실익은 없을 것 같은 문제에 대해 검찰에 수사까지 의뢰한 것은 연예인이 이미지로 먹고 사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가장 슬픈 건 누군가의 학력이란 것이 글자 그대로 그 사람의 힘이 되어버리는 사회의 단면이겠지만, 이것도 현실이라면 그 현실을 거짓으로 이용한 사람이 비난을 받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타블로를 향한 악플러들의 비난이 일정 수준을 지나쳐 저열해 보이기도 하지만, 사태를 이정도까지 키운 건 타블로측의 대응방식에도 있다. 의심이란 건 티끌 하나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마련인 것을 그것을 얼버무리는 방식으로 처리하다보니 타블로의 이미지만 상처입고 있다. 끌면 끌수록 불리한 싸움을 계속해나가는 타블로가 이해되지 않는다. 

타블로는 비방글을 올리는 네티즌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지만 오늘 아침 모 정치인의 예에서도 불 수 있듯 짐승을 짐승이라 불러도 명예훼손은 성립되기 때문에 해당 네티즌이 처벌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타블로의 학력/이중국적 의혹이 해소되진 않는다. 지금처럼 고소라는 강력한 협박수단을 통해 네티즌의 입을 막으려 한다는 비호감 이미지만 사기 마련이다. 오히려 타블로측에서 어디가 됐든 공증력있는 기관의 힘을 빌어 학력/이중국적 논란을 확실히 해결하고 해당 네티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게 가장 확실하고 현명한 대처같다. 이 경우 고소를 취하함으로서 그간의 마음고생에도 불구하고 찌질이들을 용서해준 대인배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덤이고. 

얼른 이 문제가 마무리되어 다른 떡밥 좀 물고싶다. 
  1. http://www.segye.com/Articles/News/Society/Article.asp?aid=20100901001147&ctg1=03&ctg2=00&subctg1=03&subctg2=00&cid=0101080300000 [본문으로]
얼마 전 마루에서 선풍기 틀어놓고 듀라라라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지지미로 된 얇은 이불 하나를 덮고 잤는데도 새벽이 되니 덜덜 떨려서 깼다. 두꺼운 이불을 꺼내 온몸을 칭칭 감고 침대속에 들어가 비비적비비적 애벌레처럼 좀 움직여주니 한기가 풀려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땀 때문에 이마에 머리카락이 달라붙은 채로 일어났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이렇다. 한 여름 내내 여자아아아아아~~하고 울어대던 숫총각 매미들의 울음도 듣기 힘들다. 장마때보다 비가 더 자주 내리는 것 같은데도 빨래는 더 빨리 마르는 기분이다. 샤워기의 물이 차가워진다. 이제 샤워할 때 보일러를 틀어야 할 시기. 가을이 온다. 

추석은 안왔으면 좋겠지만, 괜찮아. 카드가 있으니까. 
─ tag  근황
아, 가을 :: 2010/08/30 14:58 주절주절
지인이 가르쳐준 트위터에 재미를 붙였다. 컴퓨터가 있는 곳은 에어컨이 없고, 핸드폰으로 서핑을 해도 장문의 글을 읽고 쓰는 건 버거운 일이라 에어컨 나오는 곳에서 핸드폰만 가지고 하루 글 할당량을 채울 수 있는 트위터란 곳은 매우 소중했다. 모르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문자를 훔쳐보고 지인에게 문자를 쓰는 기분으로 글을 올리다보니 폭풍트윗까지는 아니라도 꽤 많은 글을 올리게 된다. 특별한 취미나 특기, 주제없이 일상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럽지 않은 짧은 문장의 힘이란 굉장하다.


트위터 :: 2010/08/25 17:41 주절주절

얼마전 핸드폰을 모토로이로 바꿨다. 이유는 딱 하나다. (24개월에 8만원 약정이 붙긴 하지만) 공짜로 기변이 가능한 스마트폰이기 때문.  며칠 써본 결과 그 전까지 쓰던 프플폰(프랭클린 플래너폰)보다는 상당히 재미있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멜론 무료. 멜론 휴대폰으로 기기연결은 죽도록 안되지만 그냥 하드에 다운받아서 microSD에 집어넣으니 음악이 나오는 걸 보고 용서해주기로 했다. 집에 무선공유기가 있으니 wifi연결해서 바로 다운받아도 되고 스트리밍으로 계속 틀고 있어도 된다. SM계열 음악은 프리클럽 적용이 안된다는데 어차피 걔들 건 잘 안들으니 괜찮아. 갖가지 어플도 받아서 깔아보고 위젯도 집어넣어보고 하면서 재미가 쏠쏠했다. xcope 브라우저를 이용해서 인터넷을 쓰는데 꽤 쾌적하고 속도도 빠르다. 음악 들으면서 게임하기도 좋고, 음악 들으면서 인터넷하기도 좋고, 심지어 음악들으면서 게임하면서 문자도 주고 받는다. 우왕!

하지만 단점도 있다. 어플의 구동속도가 아이폰보다 느리고, 배터리는 심하게 빨리 닳는다. 자고 일어나니 배터리의 20%가 닳아 없어져있을때의 황당함이란.. 장점이라는 멀티태스킹은 도대체 백그라운드에서 뭐가 실행되고 있는지 알아내기가 힘들고, 어플을 사용해서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뭐가 필요한 프로그램이고 필요없는 프로그램인지 골라내는 일이 쉽지않다. 그냥 자동으로 죽이게 만드는 어플을 깔아놨는데 사용하고 있는 멀쩡한 프로그램이 닫히기도 한다. 애플에서 멀티태스킹을 막아놓은 이유를 좀 알 것 같다. 배터리를 빨리 닳게 하는데 한몫하는듯도. 설명서 보면 온갖 종류의 동영상파일은 다 구동되는 것처럼 적혀있지만 실제 인코딩되지 않은 동영상을 넣어보면 구동되는 것 열에 두세개 정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인터넷이 되는 mp3전용폰 정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단점이 있긴 하지만 8MB의 무료 microSD에다 멜론 무료라는 어마어마한 장점에 (행복기변이긴 하지만) 공짜기변폰이라는 건 꽤나 매력적이다. 아직 게임구동능력이라던지 어플의 수, 서비스 같은 건 아이폰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살짝 아이폰뽐뿌를 죽여줬으니 고맙다. 4G가 나오면 다시 뽐뿌가 시작될지도 모르겠지만 신상폰은 내게 너무 비싼 당신이라 당분간은 이 녀석에 만족하면서 지낼듯.
모토로이 :: 2010/07/30 23:02 주절주절
1. 인터넷선을 브로드밴드로 신청했다. 그전까지 엑스피드 광랜 쓰고 있었는데 속도에 별 불만은 없었지만 비싸서..온가족할인으로 20%(내년이면 30%)할인받을 수 있는 브로드밴드 신청했는데 우리 아파트는 SK광랜이 안된단다. 이런...할 수 없이 50M짜리 스피드 써야 하는데 어째 50M밖에 안되면서 돈은 3천원밖에 차이가 안난다는게 억울. 사실 본가가 겜방이었던터라 각종 인터넷게임에서부터 랜선까지 아이피만 하나 추가해서 편하게 쓰고 있었던 터라 인터넷에 2만원이 넘는돈을 내야 한다는게 조금 아깝다. 하지만 인터넷을 신청하니 현금을 준다는 건 신세계.

2. 어깨가 안좋아서 입원을 했는데 드디어 퇴원. 월드컵 기간중에 입원해 있으려니 갑갑해 죽는줄 알았다. 하지만 회진시간이 오전 8시 20분 정도라 일찍 자..는 건 아니라도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하게 된 건 기쁘다. 재활치료하는 언니가 복근운동을 너무 심하게 시켜주서서 지방 깊숙한 곳에서 단단한 뭔가가 올라오는 기분. 나중에는 어깨 치료받는게 아니라 트레이너 딸린 헬스하는 기분이었다. 경추 교정해주는 건 아프기도 했지만 너무 시원해서 사실 매일 기대됐었음. 목이 꺽일때 우두둑하면서 시원해지는 기분. 좋았어.

3. 열흘정도 입원해있었더니 집에 있는 음식들이 썩어나가고 있다. 이모가 해준 대게에도 곰팡이가 핀 것 같고(이건 진짜 아깝다) 외숙모가 준 각종 전에도 참외에도 흰꽃이 몽실몽실. 역시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중에 먹게 되는 건 지마켓 볶음밥이랑 물밖에 없는 것 같음.

4. 2인 책상을 만들어 보겠다고 히노끼 목재 큰 걸 주문했는데 다리를 달기가 막막해서 소파옆에 새워두고만 있다. 통판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무게감이 있는데 얇은 다리를 달면 지지를 못할 거 같고 두꺼운 다리를 달면 안이쁠 거 같다. 이래서 솜씨가 없으면 그냥 사는게 제일이다. 아니 사실 것보다 게으른 게 더 큰 적이지.

5. 자전거 실력이 좀 늘었다. 예전에는 걷는 사람보다 내 자전거가 느렸는데 이젠 걷는 사람보다는 빠르다! 하지만 아직 사람옆을 자전거로 쓩~하고 지나가는 건 못하겠다. 얼마전 아파트 담장 사이로 나뭇가지가 다리를 긁어서 피하려다가 넘어져서 핸들도 비뚤게 되고 손도 약간 다쳤는데 지나가는 아저씨가 핸들도 바로잡아주고 자전거도 뒤에서 잡아주면서 자전거를 가르쳐주셨음. 초등학생한테 아빠가 자전거 가르쳐주는 것 같은 자전거 강습. 부끄럽지만 고마웠다. 이 동네 애들은 다 자전거 신동이라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자전거타고 만화책보면서 자전거타고 두 손을 호주머니 찔러넣고 자전거타서 출발할때 비틀비틀거리면 좀 많이 부끄럽다.

6. 신기할 정도로 축구만보면 잠이 온다. 이탈리아랑 슬로바키아 경기 이후로 대부분 꾸벅꾸벅 졸면서 본다. 한국과 우르과이전 전반은 거의 놓쳤음. 근데 더 신기한 건 졸다가 눈을 깜박뜨면 골이 터진다. 고등학교 다닐때 한참 졸다가 눈이 깜박 떠지면 수업종이 울리던지 선생님이 자습 하라고 하던 느낌이랑 비슷.
2010.06.29 :: 2010/06/29 22:05 주절주절

내주쯤에 친구 녀석 하나가 놀러온단다. 그러면서 묻는 말이' 거기 뭐 있어?'

그러고보면 여기 산지 반년이 다 되어 가는데 여기 뭐 있는지 모르겠다. 일단 술집은 많고, 그거면 그 녀석은 만족할 거 같은데..내가 술을 잘 먹는 편이 아니라서 어떤 술집이 맛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냥 집에서 치킨 하나 시켜놓고 맥주 한 병 까서 윌 앤 그레이스 보면서 먹는 게 제일 맛있는 거 같은데..그리고 걸어서 5분 거리에 롯데시네마가 있고 거기서 다시 걸어서 3분 거리에 CGV가 있다. 그리고 걸어서 7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은 작지만 새로 지어서 깨끗하고 나처럼 게으른 사람을 위한 무인반납기와 무인도서예약기가 따로 있어 편하다. 일주일에 세권 정도 책을 빌리는 요즘은 서고를 뒤적거리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신간에서 제목이랑 표지보고 땡기는 걸로 골라 세권 집어온다. 어떤 책은 재미있고 어떤 책은 표지만 번드르르하다. 예전 살던 집 근처에도 대학 도서관이 있어 지역주민 회원증을 끊어 책을 빌리곤 했는데 도서관까지 거리는 짧아도 학교자체가 워낙 고바위라 거기까지 올라가는 일이 힘들어 잘 안빌렸었다. 근데 이곳은 산이 거의 없는 동네라 어디 나다니기가 참 수월하다.

이 동네에 택시는 많고 버스는 없다. 살다살다 이 동네처럼 버스 안다니는 동네를 못봤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자전거를 배웠는데 사람이 오면 지나갈때까지 자전거를 멈추고 강아지가 와도 멈춰서고 벗꽃잎이 날려도 어어어어~~하면서 멈춰서다보니 걷는게 자전거 타는 것보다 빠르다. 그래도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가는 건 공중부양 하는것처럼 둥실둥실 뜬 기분이라 신기하기도 해서 종종 타고 나간다.

그리고 물리치료를 아주 잘해주는 병원이 있다. 지금까지 가본 정형외과 물리치료실 중에 제일 마음에 든다. 보통은 한 곳만 치료를 해주는데 이곳은 한 번 가면 어깨, 허리, 다리까지 다 찜질해주고 치료해준다. 적당히 치료기만 대고 있는 게 아니라 어디가 어떻게 안좋고, 어떤 재활운동을 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을 해주는데 잘 모르겠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고 있다. 가끔은 말하는 걸 녹음시켜와 집에서 공부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집에와서 재활운동을 열심히 한다. 나는 척추도 안좋고 어깨도 안좋고 목도 안좋고 무릎은 더 안좋다고 혼났다. 운동 좀 하라고. 그래서 요가를 다니고 있는데 당장 나한테는 요가보다 재활운동이 더 낫다고 하니 고민이다. 요가를 끊어야 하나. 그러면 3년안에 무릎을 펴고 손끝을 발에 닿게 하겠다는 목표는 어떻게 하나. 그러고보니 요가가 공짜라는 것도 좋다. 공짜로 요가를 배우는 곳은 도서관 바로 옆건물이다. 같이 요가를 배우는 아줌마 하나는 우리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데 걸어서 10분도 안되는 그 거리가 너무 멀다며 동사무소로 요가수업을 옮길까 생각중이란다. 이 동네 사람들은 정말 걷는 걸 싫어한다.

처음에는 좀 막막한 시골동네였지만 막상 와서 살아보니 살만하다. 시골인데 야채값이 많이 비싸고, 맥도날드도 KFC도 버거킹!도 없고, 문화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괜찮다.  어떤 사람들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가서 외롭고 쓸쓸하지 않냐고 물어보지만, 어차피 사람이 많이 있다고 해서 외롭고 쓸쓸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혼자 있다고 무섭거나 외로움을 느끼는 성격도 아니다. 마음 맞지 않는 상대들과 얼굴 마주보면서 억지로 웃고 억지로 공감대를 만들어야 할 때는 많이 외로웠지만 지금은 편안하다. 

가끔 한인씨랑 축구보고 난 다음 막국수 먹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이재모피자랑 사해방 만두랑 먹자골목 당면이랑 단골 커피숍의 커피맛이랑 마이 소울푸드 국밥이랑 그런 먹거리들이 그립기도 하다. 그래도 이곳도 살만한 동네다. 내 낡은 아파트는 내가 있는 집이니 당연히 지저분하고 냉장고에는 반찬보다 술이 많고 택배인 줄 알고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보면 교회다니라고 찾아오는 사람들인게 짜증날때도 있고, 상위에 놓여있으면 잘 먹지도 않았던 엄마표 나물이랑 반찬들이 너무너무 그리울 때도 있지만 (세상에서 사려고 하면 제일 돈 아깝고 하려고 하면 제일 힘든 게 나물인 거 같다) 어제 먹다남긴 치킨에 맥주로 끼니를 때워도 내가 사는 내 집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인 거 같다.

우리동네엔 내가 있고, 날 보러 오는 사람들에겐 그걸로 충분할거라 믿는다. 그러니까 놀러와요.
우리동네 :: 2010/04/20 13:01 주절주절


외할아버지에 이어 할아버지를 보냈다. 넓지 못한 인간관계에, 다른 이에게 관심두지 않고 살아온 인생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끊임없이 죽어갔지만 나는 장례식장 한 번 가보지 않고 30년을 살았다. 그래서 죽음은, 그저 막연한 개념이었다. 생의 마감. 명확한 이별. 내가 알고, 사랑하고, 미워해 온 사람을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낯설고 힘겹고 슬펐지만 의외로 자연스러웠다.  나는 그냥 이전처럼 살고 있다. 영화도 보고 티비도 보고 책도 보고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살다가 가끔씩 마음 구석에서 먹먹함이 치밀어 오르면 가만히 한숨 한 번 내쉬고 다시 화면에 시선을 집중하던지 채널을 돌린다. 그럼 다시 일상이다. 어쩌면 아직도 실감을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새벽에 화장실에 갔다가 방으로  아직도 할아버지가 베란다 소파에 앉아 화초를 보면서 담배를 피우고 계신 것 같아 오른쪽을 돌아본다. 엄마는 여전히 끼니가 돌아오면 밥상을 차려야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하다.할아버지가 쓰던 서랍장 하나를 없애고, 유품을 정리하고 지내시던 방에 도배를 하고 이제 그 방을 할아버지가 아닌 할머니 방으로 부르는 것만으로는 있던 사람의 흔적은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한 사람을 지우는 일은 그 사람과 함께 하면서 몸에 배여온 오래된 습관을 지우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허하고 먹먹한 감정이 떠오르는 간격은 시나브로 멀어지고 있다. 언젠가는 그 사람이 없는 것이 당연한, 그게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그게 남은 사람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이다. 

죽음의 가장 큰 미덕은 용서다. 두려워하고 미워했던 마음들, 그리고 그 마음들 때문에 스스로를 미워하고 슬퍼했던 시간들을 하루씩 하루씩 용서한다. 사랑하면 더욱 힘들어지기에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 미워했던 마음들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그래도 내게는 좋은 사람이었다고. 나보다 더 고단한 삶을 살았던 불쌍한 사람이라고. 강해보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사실을 약한 사람이었다고, 그러나 누구에게도 그걸 내보이기 싫어 외로운 사람이었다고. 내가 조금 더 사랑했더라면, 힘겨워도 조금 더 사랑했더라면 어쩌면 지금 내 마음은 더 편했을지도 모른다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후회하면서 잊어간다.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말은 마음과 몸으로 엮였던 사람에게는 차마 할 수 없는 말이다. 그 사람이 지금은 없다면 더욱 할 수 없는 말이다. 없는 사람과는 싸울 수 없고, 싸울 수 없으니 화해할 수 없다. 화해할 수 없는 사람을 기억하는 건 아픈 일이다. 그런 사람을 기억하는 건 마음을 부순다. 그리고 마음과 몸으로 엮이지 않았던 사람은 기억할 수 없다. 나는 지금 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언젠가 이 모든 것이 거의 다 잊혀져 희미해지면 그 기억의 남은 조각들은 다 행복했던 것이길 바란다.

안녕 :: 2010/04/19 13:37 주절주절
한적하기만 한 집에 티비사놓고 묵혀두고만 있었는데 인터넷티비를 달고 하루종일 리모컨을 만지작거렸다.사실 3개월 무료에 현금준다고 해서 가입했는데 닥본사는 체질에 안맞는 내게 적격이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중에 대왕세종이랑 불멸의 이순신이 있다. 대왕세종은 이번에 보면 거의 네 번째 보는건데도 질리지가 않는다. 얼마전까지 내 마음을 설레게했던 시티홀도 있더라. 미드쪽은 이미 다 본거라 볼만한 게 없지만 적어도 최근의 한국드라마는 괜찮다. 헬스사이클이나 러닝머신 하나만 있으면 한여름에라도 2킬로그램은 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인터넷티비 :: 2009/07/23 17:05 주절주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는 수신,제가할 마음도 없으면서 평천하부터 꿈꾸는 사람이고
두분째로 싫어하는 부류는 평천하 할 생각도 없으면서 치국하려는 사람이었는데...
미안 :: 2009/06/10 05:44 주절주절
* s e a r c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