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하는 군것질거리는 케잌과 초콜렛. 젤리다. 젤리도 꿈틀이처럼 시신경을 자극하면서 너무 신맛을 강조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마이구미나 꼬마곰처럼 한입에 쏙 들어가는 적당한 모양의 크기에 따뜻한 방안에서 약간 녹여 달콤한 기운들이 끈적하게 맺힐 때쯤 먹는 걸 최고로 친다. 마이구미와 꼬마곰중에서 좋아하는 과자는 단연 꼬마곰이다. 콜라 딸기, 레몬, 포도의 사인가족이 사이좋게 한 봉지 않에 들어 손을 넣어 하나를 골라 이번에는 무슨맛, 무슨색이 올라올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해지는지. 그러나 다른 젤리류에 비해 파는 곳이 많지않기 때문에 용산 이마트에 들러 한꺼번에 스무개씩을 사와 먹곤했는데, 오늘 오랜만에 용산에 들러 꼬마곰을 담았을 때 바뀐 디자인의 봉지에 써 있던 "색소가 없어요."라는 잔인한 한마디.
집에와서 봉지를 뜯어보니 과연 허옇게 탈색되어 시체더미처럼 누워있는 곰들이 무더기로 들어있었다. 슬픈 일, 슬픈 날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과자가 죽었다. 한셀을 유혹에 빠뜨렸던 건 물엿. 백설탕. 젤라딘, 구연산등으로 만들어진 밍숭한 젤리가 아니라 갖가지 현란한 색과 달콤한 맛으로 무장한 자본의 맛이었다. 햇살속에서 투명하고 알록달록하게 빛나던 꿈같은 달콤함은 사라졌다. 남은 건 합성착향료로, 자기가 레몬이라고 포도라고 콜라라고 딸기라고 속이고 있는 핏기없는 죽은 곰들 뿐이다. 속아줄 기분도 들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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