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가게 인테리어때문에 랜선이 끊겨 인터넷도 못하고, 그 동안에 엄마가 병에 걸리고, 나는 바보같이 사기도 당하고, 아르바이트생은 아직 안구해지고. 그래도, 나는 아직도 사람을 믿고, 안믿고 팍팍하게 사는 것보다는 당할 때 당하더라도 아직은 믿고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다시 십몇년만에 연락온 동창과의 약속을 잡고.

그래도 내 밉살스럽지만 소중한 친구하나는 내게 NDSL을 양보하고, 나는 게임 살 돈이 없어 중고게임샵에가서 제일 싼 게임을 하나 골라와서 손가락에 쥐가날 때까지 하고.

메이크업베이스 하나 바르고 다니는 것도 귀찮은데 화장은 무얼, 하면서 살아오다가 남들이 다 하는 반영구화장이 좋아보이길래 거금을 투자해서 눈두덩이에 검은 칠은 했는데 눈이 부어 쌍꺼풀이 세개나 생기는 바람에 이거 완전히 영구화장(영구처럼 보이는 화장)이 되어버렸고, 그 소중하지만 밉살스럽다는 친구는 "못난이 됐네."라며 놀리고.

샵에가서 눈에 마취제를 바르고 뾰족한 바늘로 눈을 찌르면서 잉크를 집어넣는데 계속 드는 생각은 "이거 바늘은 바꿔끼우나? 소독은 하나? 한 명이라도 에이즈에 걸려있으면 우리 다 감염되는 거 아닌가?" 그 생각을 하니까 덜덜덜 떨리면서 숨을 못쉬겠는데, 그쪽에서는 괜찮아요?괜찮아요?
나는 하나도 괜찮지 않으면서 소심하게 "괜찮아요."그랬다.

그래도, 호사다마랬으니 다마호사란 말도 있어야지.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괜찮다, 다 괜찮다.
아직은 내게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고 연인도 있고. 그리고 세상에는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러니까 아직은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 데굴데굴, 드르륵드르륵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오늘도 굴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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