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부터 오늘 새벽까지 부산에 설을 맞아 부산에 있었어요. 원래는 내려가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동생도 10일날 다시 출국한다고 하니 가기 전에 얼굴 한 번 봐야 할 것 같고, 엄마가 서면에서 딸 둘 손을 잡고 떡볶기 먹을 생각에 들떠 있었거든요.
설날 아침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야 할 기차를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로 예약해 취소하고 다시 끊어야했던 자그마한 소동이 있었지만 (내 수수료!!ㅜㅜ) 다행히 표가 남아돌아 정방향으로 부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정말 즐거웠어요. 엄마가 끓여준 떡국도 먹고, 밤에는 동생과 같이 서면에 나가 이빠진 가게들의 열을 구경하기도 하고 꼬지도 사먹고, 한정식도 가고 항정살도 구워먹고 각종 과일이랑 아이스크림을 하루종일 물고 있었죠. 물론 엄마랑 동생이랑 같이 서면에 나가 떡볶기도 먹었고요. 다른 건 몰라도 서면이 떡볶기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거 같아요.
덕분에 첫날 올라가서 저녁에 몸무게를 쟀을 때보다 어제 저녁에 잰 몸무게가 2킬로그램 이상 차이나는 무서운 일이 생기기도 했지만, 살이야 다시 빼면 되는거고 정말로 고향은 좋더라고요.
거기다, 직접 만든 요리도 선물받았습니다.
가게에서 친하게 지내던 아르바이트생이 오븐을 샀다길래 "나 닭요리 좋아하는데..."라고 스쳐지나가면서 한 마디 했더니 다음날 정말로 닭요리를 해왔어요. 뿐만 아니라 치킨텐더와 새우를 넣은 샐러드까지! 샐러드는 양상추, 각종 새싹, 파프리카를 싼 봉지랑 방울토마토를 싼 봉지랑 텐더를 넣은 봉지를 각각 따로 포장해 예쁜 통에 드레싱까지 싸온거예요. 눅눅해지지 말라고.
종이가방 두개에 가득 먹을 걸 가지고 와서 내미는데 정말로 예뻐 죽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너무 기쁘고 좋아서 꼭 안아줬는데 "달려와서 땀냄새나요."이러고 쑥스럽게 웃는겁니다. 아흐~~ 저 예쁜 게 어쩌다가 우리집에 들어왔는지 몰라도 엄마가 셋째딸이라고 부르는데,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긴 그렇지만 딸 둘 합한 것보다 훨씬 나아요.
한인씨랑 게마씨도 너무 오랫만에 만났는데 정말 반가웠어요. 한인씨는 마이클잭슨 모자같은 걸 쓰고왔는데 썩 어울리더라고요. 브로크백 마운틴의 영향때문일까요? 카우보이모자형태를 굉장히 좋아하게 된 것 같았어요. 같이 바에가서 2월 20일부터 가는 속초여행의 계획도 세우고 잭콕도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죠. 나중에는 놈이에 담아간 브로크백 마운틴의 사운드트랙을 들었어요.
근데 한인씨는 브로크백 마운틴의 얘기만 나오면 막 울어요;;
약간 상처받는 일이 있었는데, 백화점에서 온 쿠폰으로 가족사진을 찍었거든요.
근데 사진사 아저씨가 눈 크게 뜨고 웃으세요, 그렇게 시키길래 시키는대로 했더니 "큰 따님 무섭습니다." 물론 작은 따님은 "눈 좀 뜨세요."소리를 들었고 어머님은 "웃다가 멈추다가 하지마세요."소리를 들었지만 너무 충격 먹었어요. 그런데 게마씨랑 한인씨를 만날 때 화장실에서 혼자 아까 그 표정을 지어봤는데 정말 무서운거에요. 앞으로 어디가서 함부러 웃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지 말아야겠다, 결심했습니다.
근데 이렇게 재미있게 놀고나니 부작용이 생겼어요.
아아....서울가기 싫어.ㅠㅠ
그래도 별 수 있나요. 지금은 서울이에요. 놈이를 충전하고 집에서 가져온 음악도 가져넣었답니다. 새 날이 밝았으니 새 일과를 시작해야죠. 그래도 한해의 시작을 (음력설이 진짜 설이니까요^^) 즐겁게 열어서 올 한해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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