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오래살려고 눈감고 귀막고 살고있다. 네이버를 켜도 황급이 뉴스쪽을 피해가려고 노력하고 신문가판대쪽으로는 눈도 돌리지 않으며 등록된 rss목록에도 정치나 경제쪽은 애써 피해가고 있다. 귀찮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세상에 관심을 두지 않으니 세상살기가 참 편하더라.
그래서 피랍자들의 기사를 접한 것도 새벽 나도 모르게 클릭한 포털메인의 기사때문이었다. 애초에 가슴이 답답해질 건 알고있었지만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놀란 건 기사의 밑에 달려있는 리플들 때문이다.
애초에 국가의 수많은 권고를 뿌리치고 이슬람 국가에 '감히'선교를 하러갔으니 죽어도 싸다, 유서까지 써놓고 갔으니 애초에 그 정도 각오는 하고 간 것이 아닌가, 심지어는 샘물교회가 딴나라당을 지지하는 골수우파이니 그런 사람들은 어쩌고저쩌고, 등등의 리플들이 달려있는 것보고 어떻게 사람이 사람목숨을 두고 이런 마음을 품을 수 있는지. 이런 사람들이 내 이웃,내 옆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두려워서 잠을 잘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 사람들이 어떤 목적으로 갔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심지어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 한강다리에 올라가도 말리고보는 게 도리인데 살아보려는 의지로 가득한 산 사람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다는데 저런 마음밖에 품지 못하겠냐?
그 사람이 죽을 각오로 갔다고 죽어야 한다면, 애초에 죽을 각오로 전쟁에 뛰어든 독립군이나 의병들의 죽음은 괜찮나? 이슬람국가에 감히 기독교인이 선교를 하러가서 그 사람들의 비위를 거슬려죽는거라면, 가족들의 비위를 거슬린 악플러들은 현피당해도 괜찮나? 아무리 뒤틀린 마음에서 다른 사람 상처주기 위해 함부러 내뱉는 욕설이라고해도 할 말이 있고 못할말이 있는거다. 한국 기독교의 행태가 마음에 들고안들고를 떠나서 사람목숨은 귀한거다. 역지사지. 이 한마디 생각하고 말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저 사람들이 원하는 건 포교금지도 뭣도 아니고 한국군의 철군이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건 피랍된 사람들의 목숨이다. 이해관계도 잘 맞아떨이절 것 같은데 그게 뭐 그렇게 어렵나? 국가의 이익? 우리가 아프간이랑 이라크에 군대파견해서 이득본 거 있었나? 국가적 자존심? 자국민 23명의 목숨을 남의 나라 전쟁에 오지랖넓게 끼어든 죄로 잃은 무능한 국가라는 수식어보다 더 쪽팔린 것도 있나? 기회도 좋다. 누구누구 눈치때문에 지금껏 못빠져나오고 있었다면 이런 일이 생겨서 도저히 안되겠다고하고 나와라. 핑계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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