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윤동주의 시를 접하면 그가 일본 감옥에서 생체 실험중 죽었다는 이유만으로 독립운동가의 계열에 이름을 넣는 것 같아서 불편했다. 이육사의 행동력에 비하면 소위 부끄러움의 미학이라는 그의 시는 소심하고 시시해보였다. 하지만 이제 지식인의 자기합리화가 얼마나 쉬운 일인지, 내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것 같다. 


이숙정 의원 폭행사건, 왜 민노당에만 가혹하죠?


당원 개인의 문제에 대해 당총재가 나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래. 지금까지 그 숱한 정치인들의 개차반 짓에도 이정도로 빠른 당대응은 없었지만 사실 저 정도 대응은 당연한 것 아닐까? 이숙정은 개인적인 민원을 처리하러 가서 난동을 부린 게 아니라 엄연히 민노당 딱지를 붙인 시의원으로 가서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 때린적이 없다고 폭행이 아니라는 말은 민노당 시의원이란 사람 입에서 나오기 힘든 말이다. 당하고 있었던 주민센터 직원의 입장에서 이숙정은 엄연히 힘있는 사람이고, 그 사람의 강압적 자세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니 말이 옳으니 미안하다.'가 아니라 '니가 시의원만 아니었다면...'의 생각이 떠올랐다면 권력을 이용한 폭력이다. 그 폭력이 비정규직 성추행의 거대정당의원의 그것과 뭐가 다른가?

자기행동을 변호하려는 기사에서 ''나는 시의원으로 활동해 오면서 시의원으로서 권위를 내세우거나 이점을 활용하려한 적이 없다. 시민의 입장으로만 서려했고, 그러다보니 주변에서는 나를 우습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 지역정가에서도 따돌림 당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그날도 설이 가까워오면서 주민센터에서 뭘 자꾸 갖다 주길래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요원들이 또 집 문을 열고 들어와 뭘 가져오기에 그러지 말라고 전화를 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고 하는데 설에 뭘 자꾸 갖다줄 정도면 주민센터에서 무시를 한 건 아닌 것 같고, 지역정가에서 따돌림을 당한 게 불만이라면 자기를 따돌린 지역정가에 가서 따질 일이다. 평소 시민의 입장으로 서려한 게 자랑인 모양인데 그게 원래 시의원의 마땅한 자세고, 시의원으로 권위를 내세우거나 이점을 활용하려 하는게 마땅히 잘못된 일이다. 그런 정치행동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중앙정계에 제대로 힘도 못쓰는 민노당딱지를 달고 있는 당신을 뽑아준거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걸 지금 잘못의 변명거리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원으로서 이 사람이 얼마나 그릇된 정치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직원이 사과했으면서 자기를 고소한 게 이해 안된다고? 나원 참, 콜센터 직원이 사랑합니다, 고갱님~하는 소리에 가슴 두근거리는 오덕도 아니고..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공무원들 모두 자기를 힘들게만 하려고 해서 못해먹겠다고? 소녀시대,김연아도 안티가 있는데, 힘없는 정당소속의 시의원 자리 하나 차지하고 앉아서 모두에게 사랑받길 원했나? 요즘은 유치원생도 이런 투정은 안부린다. 이 정도면 정치의식이 아니라 가정교육의 문제다.

이숙정이란 사람의 어리광은 차치해두고 왜 민노당에만 가혹하냐는 기사 역시 유치하고 어리석다. 민노당이 한나라당, 민주당과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같은 당인가? 비슷한 당이라도 되나? 정치에 관심없는 일반 사람들에게 민노당의 인지도는 허경영보다도 낮다. 이숙정은 물론이고 이정희도 듣보잡이다. 심지어 기사에서 이숙정을 군데군데 이정숙이라고 적어놓은 것도 꽤 봤다. 우파들에게는 그냥 힘없는 빨갱이 당이고, 스타일좌빨들에게는 NL이니 PD니 하는 용어조차 생소한 옛 망령들에게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촌스런 당이다. 그나마 이명박은 싫고, 민주당도 그 밥에 그 나물이라 싫은 사람들한테 차선책으로 조금 알려졌을 뿐 갈 길은 멀고, 그 길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도 막막한 당이다. 299명의 국회의원중에 당대표까지 포함해서 의석수 5 가지고 있는, 최고의원수보다 국회의원수가 적은 당에서 국민전체가 알게 된 당원 한 명의 스캔들은 당의 이미지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 삼베옷 꺼내입고 눈길위에 거적대기 깔고 석고대죄하는 쇼맨십 정도는 보여줘야  만회가 된다. 

그나마 진보가 살 길이 오마이뉴스에서 투덜대는 '수구-보수는 좀 부패해도 원래 그런 것이고, 진보는 그러면 안 된다는 심리, 그 이중잣대'다. 그 이중잣대가 진보와 보수의 차별화를 가져오는거고 그 차별화를 강조하는 것만이 민노당같은 군소정당, 진보가 조금이라도 세력을 넓히는 일이다. 너네가 한나라당, 민주당과 같은 행동을 하고, 그와같이 대접받길 원한다면 우리는 왜 너희를 지지해야 하는가? 그것이 부고가 아니라면 정치인이 뉴스에 나오는 건 춤춰야 할 일이고, 최근 몇년간 댁들이 무슨 짓을 하든 눈길 한 번 안주던 국민의 '지나친'관심이 당신들에게 집중되어 있을 때 민노당과 진보가 취할 행동은 이중잣대가 부담스럽다고 찌질대는 것보다는 노련한 것이길 바란다. 그게 아니면 정말로 당신들의 정치적 부고소식을 듣게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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