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비안의 해적 포스트를 보고 제일 먼저 뱉은 말이 이거였다.

"세상에...레골라스가 남자로 보여."

그랬다. 올랜도 블룸이 진짜 남자로 보이기 시작한거다. 전편에서의 뻣뻣함을 다소 벗어던진 모습으로, 아직 잘생긴 얼굴은 그대로지만 지금 당장 007에 출연한다고 해도 핸드백 대신 살인면허를 실행할 수 있는 총을 들고 여자를 유혹하는 스파이를 해낼 수 있을 것처럼 보일 정도로 남자가 된거다. 킹덤 오브 헤븐에서도 계집애가 수염단 것 같았었는데...이번에는 꽤 널직한 등짝을 내보이며 채찍을 맞을 때 '남자'로서 침 질질흘리며 그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사내가 되어돌아왔으니 세월이란, 그리고 인간의 노력이란 과연 대단한 법이다. 그러나 아무리 올랜도블룸이 세월과 노력의 힘을 빌어 섹시해졌다고해도 (원래 섹시하긴 했지만) 조니뎁에 비할 수가 있나.

네이버 외국배우 검색어 1위가 당연하게 세월이 갈수록 농익어 아름다워지는 저 마님은 손끝하나, 미소하나에도 그저 여심을 녹인다. 그것 뿐만인가, 러브 액츄얼리에서 매니저와의 끈끈한 우정을 뽐내던 빌 나이는 데미 존스가 되어 그의 몸과 영혼을 차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식인종들은 그를 신으로 모시며 그의 몸을 얻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고, 블랙펄의 저주에서 그를 감금, 스토킹하던 노링턴은 완전 폐인이 되어서도 그의 선원이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영화 초반부에 동인도회사의 커틀러 베켓이 윌 터너에게 '그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물건'을 원한다고 했을 때 과연!이라고 생각했던 게 과연 나 뿐이었을까? 또, 마지막으로 그가 크라켄에게 '자기~~아~~~해봐~~♥'라며 크게 낚시질을 했을 때 절규하고 또 절규하며 "으아아악!!! 제대로 낚였어!'라고 생각한 것도 나 하나뿐이었을까? (그를 진심으로 원하는 남자가 또 등장해 내 '배'를 찾는데 이건 꽤나 큰 스포일러라 밝힐수가 없다.)

나는 이제 세상의 끝이 나오기 전까지는 잭 선장의 매력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 같다. 모든 바다의 끝에서 끝이 선장을 연모해 휘달리는데 내가 어떻게 그걸 마다할 수 있겠나. 이제 인터넷의 바다는 잭 스페로우 할렘의 온갖 소설로 넘실댈 것이고 나 역시 그 바다에 작은 돛을 달고 뛰어들어야지.

그러나 선장의 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자신의 매력을 당당히 뽐냈던 키이나 나이틀리와 올랜도 블룸의 포스도 굉장한 것이었다. 특히 엘리자베스의 검술은 노링턴, 윌 터너, 잭 선장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데가 지략과 힘, 비열함까지도 어느 누구에 뒤지지 않았으니 누가 뭐래도 당당한 해적감이다.

아아, 캐러비안 만세!! 헐리우드 만세!!! 대자본 액션 영화 만세!!!

무엇보다 미인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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