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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해당하는 글들

  1. 2006/07/15  캐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4)
  2. 2006/07/13  수퍼맨 (4)
  3. 2006/07/11  오감의 밤 (2)
  4. 2006/07/05  어우동 (4)

캐러비안의 해적 포스트를 보고 제일 먼저 뱉은 말이 이거였다.

"세상에...레골라스가 남자로 보여."

그랬다. 올랜도 블룸이 진짜 남자로 보이기 시작한거다. 전편에서의 뻣뻣함을 다소 벗어던진 모습으로, 아직 잘생긴 얼굴은 그대로지만 지금 당장 007에 출연한다고 해도 핸드백 대신 살인면허를 실행할 수 있는 총을 들고 여자를 유혹하는 스파이를 해낼 수 있을 것처럼 보일 정도로 남자가 된거다. 킹덤 오브 헤븐에서도 계집애가 수염단 것 같았었는데...이번에는 꽤 널직한 등짝을 내보이며 채찍을 맞을 때 '남자'로서 침 질질흘리며 그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사내가 되어돌아왔으니 세월이란, 그리고 인간의 노력이란 과연 대단한 법이다. 그러나 아무리 올랜도블룸이 세월과 노력의 힘을 빌어 섹시해졌다고해도 (원래 섹시하긴 했지만) 조니뎁에 비할 수가 있나.

네이버 외국배우 검색어 1위가 당연하게 세월이 갈수록 농익어 아름다워지는 저 마님은 손끝하나, 미소하나에도 그저 여심을 녹인다. 그것 뿐만인가, 러브 액츄얼리에서 매니저와의 끈끈한 우정을 뽐내던 빌 나이는 데미 존스가 되어 그의 몸과 영혼을 차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식인종들은 그를 신으로 모시며 그의 몸을 얻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고, 블랙펄의 저주에서 그를 감금, 스토킹하던 노링턴은 완전 폐인이 되어서도 그의 선원이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영화 초반부에 동인도회사의 커틀러 베켓이 윌 터너에게 '그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물건'을 원한다고 했을 때 과연!이라고 생각했던 게 과연 나 뿐이었을까? 또, 마지막으로 그가 크라켄에게 '자기~~아~~~해봐~~♥'라며 크게 낚시질을 했을 때 절규하고 또 절규하며 "으아아악!!! 제대로 낚였어!'라고 생각한 것도 나 하나뿐이었을까? (그를 진심으로 원하는 남자가 또 등장해 내 '배'를 찾는데 이건 꽤나 큰 스포일러라 밝힐수가 없다.)

나는 이제 세상의 끝이 나오기 전까지는 잭 선장의 매력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 같다. 모든 바다의 끝에서 끝이 선장을 연모해 휘달리는데 내가 어떻게 그걸 마다할 수 있겠나. 이제 인터넷의 바다는 잭 스페로우 할렘의 온갖 소설로 넘실댈 것이고 나 역시 그 바다에 작은 돛을 달고 뛰어들어야지.

그러나 선장의 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자신의 매력을 당당히 뽐냈던 키이나 나이틀리와 올랜도 블룸의 포스도 굉장한 것이었다. 특히 엘리자베스의 검술은 노링턴, 윌 터너, 잭 선장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데가 지략과 힘, 비열함까지도 어느 누구에 뒤지지 않았으니 누가 뭐래도 당당한 해적감이다.

아아, 캐러비안 만세!! 헐리우드 만세!!! 대자본 액션 영화 만세!!!

무엇보다 미인 만세다.

로이스 레인이 '슈퍼맨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라는 글을 쓴 건 그 인간이 조이처럼 한 번 자고 난 다음 전화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상당히 그런 이유에서 쓴 것 같더라.) 하지만 '영웅이 사라진 뒤에도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았다. 그래서 영웅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는 그녀의 말은 상당부분 유치하긴 하지만 맞는 말이다. 슈퍼맨은 위기에 처한 사람을 경악할 정도의 능력으로 구해준다. 팔짱을 끼고 지구밖에서 관전하다가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에 쏜살같이 달려가 개입하는 거다. 하지만 영화 어디에서도 수퍼맨의 정치적 판단은 나오지 않는다.

수퍼맨은  정의의 사도이며, 언제나 자신이 옳다는 것을 고수하고,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발전할 무궁한 가능성은 있지만 자신이 파놓은 늪에 빠져 허우적되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우주에서 나타난 가공할 정도의 능력을 가진 이 슈퍼히어로는 지구상의 어떤 무력으로도 막을 수 없을 정도의 괴물인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수퍼맨을 두려워하기보다 사랑하고 믿고 따른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있는바로 인간은 자기가 제어할 수 없고, 자기와 다른 그 어떤 존재를 두려워하며 그 존재에 대한 대처방안은 지극히 폭력적인 형식이었는데 말이다. 어떻게 수퍼맨=정의라는 공식을 그렇게 확고히 확립할 수 있는걸까? 그가 마음만 먹으면 지구를 파괴하는 건 손쉬운 일일텐데...

그러나 슈퍼맨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다. 브레이크가 고장나 비명을 지르는 여인을 구하고, 옥상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구하고, 은행강도에게서 사람들을 구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는 어떤 정치적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굶어죽어가는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지도 않고 결핵에 걸린 사람들에게 의약품을 보급하지도 않는다. 암살당하는 정치인을 구하지도 않고, 국가와 국가간에 그 어떤 불평등한 조약이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그는 묵묵히 로이스레인을 스토킹하다가 그 근처에 물에 빠진 사람이 있으면 빛의 속도로 쏜살같이 달려갈 것이다. 그게 모두가 수퍼맨을 사랑할 수 있는 이유다. 정부는 이 단순한 영웅에 대해 별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시민들은 위대한 자신의 나라가 이 히어로의 '정의'로 위기에 처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안다. 그가 자기 이외의 다른 나라에 임할 때는 어디 옥상에서 누군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안심해도 되는거다.

그러나 나는 그걸 알면서도 수퍼맨이 두렵다. 수퍼맨이 그 거대한 '대륙'을 들어올리는 걸 봤을 때 그저 '아, 저놈 생각보다 힘이 더 쎄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 저 거대한 대륙을 다른 대륙에 던져버릴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나는 이번에 수억을 수장시키려고 한 타칭 우주 최고의 악당 렉스루터가 수퍼맨보다는 덜 위협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는 신이 아니다, 신은 빨강망토를 두르고 날아다니는 녀석'이라고 했다. 렉스 루터는 지구상에서 신에게 유일하게 '인간'으로 대응하는 작자다. 외계의 문명을 이용해 대륙을 만들고, 다시 외계의 돌덩이를 이용해 신을 공격하지만, 클래식음악과 독서를 즐기고 한 여자를 사랑하고, 휘발유 한 통이 없어 작은 섬에 갇혀야하는 나약한 인간이기도 하다. 우주 공간에서 팔짱을 낀 채 지구를 스토킹하는 정체모를 외계인보다는 내가 혹은, 우리가 제어할 수 있을 것 같은 대상이다.

수퍼맨은 다르다. 수퍼맨의 정의가 내가가지고 있는 정의와 틀리다면, 나는 그 사실 하나로 발뻗고 자긴 글렀다. 그는 우주에서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을 규제할거다. 어쩌면 마지막까지 사람을 죽이면 안된다, 는 원칙을 고수하는 우리의 영웅은 날 죽이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거다. 내가 그의 정의에 동참하기 전까지는.

우리는 지금 전무후무한 거대한 힘을 가진 수퍼컨트리가 다른 나라를 구하겠답시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걸 목도하고 있는데 그게 사랑스럽기보다는 지극히 두렵다. 이 자식은 지가 영웅이라고 확고히 생각하고 있는데다가, 누구도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자기가 곧 정의인데다가 자기 무력을 적극 활용해서라도 도탄에 빠진 세계민중을 구원하겠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누구도 이 미친 히어로가 힘을 쓰길 바라지 않는다는 건 모르고 있다. 우주에서 각종 위성으로 다른 나라를 스토킹하고 뭔가 낌새가 있으면 쏜살같이 달려가는데 이상하게 이 영웅의 주위에 더 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는거다. 그 괴물에게는 사람을 죽이면 안된다는 원칙같은 것도 없다.

우리에게 이런 영웅은 필요없다. 팬티를 바지 위에 입고 곱상한 얼굴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묘기를 보여주는 이쁜이라면 모를까, 줄리어스 시저의 재림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더욱이 내가 로마시민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없다면 말이다.



덧1 : 젠장, 휴 로리는 왜 편집장을 맡지 않은걸까. 하우스 잠시 쉬고 맡아도 되잖아!!
덧2 : 수퍼맨은 산소호흡을 하지 않는데 왜 병원에서 산소호흡기를 주입한거지? 그리고 아무리 수퍼맨 피부가 강철같다지만 주사바늘이 구부러질 정도로 찔러넣은 그 간호사는 또 뭐람.
덧3 : 수퍼맨 에너지의 원천은 태양에너지라는 걸 뻔히 알면서 병실에 커튼 다 쳐놓은 센스라니...
덧4 : 지 애비 닮아서 너무 예쁘게 생긴 그 자식은 방금전까지 자기랑 피아노치던 아저씨를 피아노로 깔아뭉개죽여놓고도 쿨쿨 잘 자는 걸 보니 싹수가 노란듯.
덧5: 이래저래 시불시불 투덜거리긴 했지만 역대 수퍼맨 중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브랜든이 딱 붙는 옷입고 날아다니는 걸 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그 뽀얀 피부에 맑은 눈동자라니...

─ tag  미인, 영화

금요일(정확히는 토요일 새벽부터) 아트레온에서 하는 오감의 밤-지중해 영화제-에 다녀왔습니다. 표는 늑대양이 구해주었고, 밥도 사주었습니다. SG 워너비 사인시디와 이지라이프 사인시디도 선물로 받았어요. 저는 아내가 결혼했다, 를 선물해줬죠. 저도 못읽은 책이었기 때문에 조금만 보자고 해도 "안돼!"이러면서 보여주지 않더라고요. 까칠한 녀석.

오감의 밤에는 빵과 음료가 무상으로 제공됩니다. 와인과 맥주도 끼어있어서 되게 많이 기대를 하는데 와인은 너무 떫은 맛이 강하고 맥주는 처음에 조금 구경만했어요. (다시 주지 않더라고요) 쉬는 시간 마다 "맥주~~~"를 울부짖었지만 결국은 커피와 음료로 만족해야했습니다. 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 빵도 먹을 수 없었고요. 그래도 보기 힘든 유럽영화를 세 편이나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무척 만족했습니다. 엉덩이에 근육이 배길 정도로 아팠던 것과 아침에 나오는데 조금의 광량에도 눈이 많이 시릴 정도로 피곤했다는 걸 제외하면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거기다 올빼미 습관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극장안이 수면실 분위기로 바뀌고 나서도 꿋꿋히 세 편의 영화를 모두 감상할 수 있었어요.


제가 본 영화들이에요. 가장 재미있었던 건 연애의 기술이었습니다. 친구의 연인과, 또는 연인의 친구와 얼마나 바람이 나기 쉬운지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였지요. 음악과 춤이 곁들여져 더욱 재미있었습니다.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 에서도 느꼈지만 스페인은 자유연애와 동성애에 꽤 너그러운 분위기였습니다. 남자주인공이 너무 이탈리안같이 생겨서 처음에는 이탈리아 영화인 줄 알았어요.

아가타와 폭풍은 딱 이탈리아 영화같았어요. 엄마에게 헌신하는 남자가 나오거든요. 외도를 하긴 하지만 아내를 사랑하기도 하고요. 매력적인 서점주인 아가타가 잘생기고 젊은 손님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 역시 이탈리아답다고 했을까요? 나오는 인물들의 생김새가 썩 좋지않아 이탈리아 남자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하는걸까,,,라고도 생각했지만 사실 제 마음속에서 이탈리아는 실제하는 공간이라기보다도 잘생기고 매너좋은 남자들이 가득 쌓여 여자들을 기다리는 환상의 공간이라 그냥 제 마음속에 영원한 이상향으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세 번째 영화 역시 그리스 영화같았습니다. 아버지를 너무나 사랑하는 어린 소년의 이야기지요. 나이와 얼굴치고 근육이 비대할 정도로 발달한 장남이 불쌍한 영화였어요. 신경질적인 엄마와 아버지의 죽음 뒤 미쳐가는 동생을 바라봐야 하는 청소년기의 (아무도 자기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소년은 얼마나 가련한가요. 아버지의 죽음을 극복하는 어린아이의 성장영화라서 아기자기하고 슬플 줄 알았는데 애가 너무 어둡고 아버지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많은 사람들을 잠속으로 빠뜨렸습니다. 하지만 조그만 녀석이 글은 참 잘쓰더라고요. 부럽게스리.

오감의 밤은 평소에 보기 힘든 유럽영화를 저렴한 가격에 세편이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부산에서도 이런 종류의 영화제를 했으면 좋을텐데요. 이틀 연속으로 표를 구입하면 하루에 5000원으로 볼 수 있으니 금요일과 토요일 연이어 본다면 한편당 1500원 정도의 가격으로 빵과 음료까지 즐길 수 있다는거잖아요! 씨네마테크에서 이런 종류의 이벤트를 해주면 좋겠지만, 음...아무래도 외진 곳이니 밤에는 좀 무서울라나?
─ tag  영화
내 에로티시즘의 고향은 아무래도 게리올드만의 드라큘라와 프랑켄슈타인, 제레미 아이언스의 로리타,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데스페라도 같은 양키영화였다. 그러나 어느날 케이블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보게 된 이장호 감독의 어우동은 내게 한국적 에로티시즘의 새로운 장을 열어줬으니...잠자리 날개처럼 하늘하늘 속이 비치는 속곳하나만 걸치고 보일듯 보이지 않을 듯 몸의 라인을 과시하며 양반 사내들을 발끝으로 희롱하는 보희누님의 이미지란 얼마나 강렬한 것이었던가. 고백하건데 지금까지 남녀가 더불어 벗고노는 어떤 영화보다 에로틱했다.

축제날 혼란한 분위기를 틈타 자신을 겁탈하려는 신분낮은 남자를 오히려 "여인의 몸이 그깟 협박에 넘어갈 듯 싶으냐, 내가 널 가지고 놀아주지. 주머니속의 공깃돌 가지고 놀듯이 말이야.깔깔깔"하시면서 기마자세로 이리저리 노시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해서 경국대전의 완성자이자 조선시대 가부장적 아버지의 대표주자, 그러나 호색으로 죽고나서 평지풍파를 일으킨 장본인 성종에게 몸을 타고 흘러내리는 술을 발끝으로 마시게 하는 동안 나는 이 누님에게 완전히 매료되어버렸다.

칠거지악같이 여성을 억압하는 제도에 묶여 '하늘을 못봐 별을 못딴 죄'로 쫓겨난 이 여자가 신분을 숨기고 기방에 들어 자신에게 군침 삼키는 사대부를 '올 때는 마음대로 왔으나 갈 때는 네 마음대로 안될 것이다.'며 호령하는 장면은 시원하기까지 했지만, 가문의 명예를 위해 사랑하는 딸을 암살하려는 아버지와 한번도 사랑해주지 않았으면서 그녀가 정절을 지키지 않음에 분노하던 남편의 모습 등을 통해 조선시대 가부장적 제도의 폐단을 그대로 보여주는 정도의 메세지까지 담고 있는 어우동은 '내시'에 내가 본 안성기가 여자를 사랑한 댓가로 거세당하는 두번째 작품이자 그가 구하려는 여자가 자신의 선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박복한 년놈들같으니..크흑..ㅠㅠ

아이참....누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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